Tab · 경제를 읽다 03
시장
좋은 소식이 나왔는데,
왜 가격은 내려갈까요?
회사의 실적은 좋아졌는데
주가는 오히려 떨어집니다.
경제가 나쁘다는 뉴스가 이어지는데
시장은 먼저 오르기도 합니다.
소식만 보면 설명되지 않는 움직임이
기대까지 보면 조금씩 읽히기 시작합니다.
『경제를 읽다 03 — 시장』은 기대 · 가격 · 위험 · 유동성 · 사이클을 지나며 경제의 변화와 살림의 사정이 시장에서 어떻게 가격이 되는지 살펴봅니다.
무엇을 살 것인가보다,
가격은 왜 움직이는가를 묻는 세 번째 책입니다.
PDF · 60쪽 · 128 × 192mm
PC · 태블릿 · 스마트폰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문턱
기대
장을 보기 전날이면
냉장고를 한 번 더 엽니다.
비가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우산을 문 앞에 세워 둡니다.
이른 약속이 있는 밤에는
조금 더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
아직 오지 않은 것이
오늘을 움직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기대라고 부릅니다.
시장은 아직 오지 않은 일을
오늘의 가격에 담습니다
가격은 이미 일어난 일만 기록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회사가 얼마나 벌 것인지,
금리는 어떻게 움직일지,
사람들이 위험을 얼마나 감당하려 할지,
시장에서 돈이 얼마나 원활하게 돌지를 미리 생각합니다.
미래가 실제로 오기 전에
그 미래에 대한 생각이 먼저 움직입니다.
그래서 좋은 소식이 발표되어도
가격은 내릴 수 있습니다.
시장이 견준 상대가 나쁜 실적이 아니라, 그보다 더 좋을 것이라던 어제의 기대였기 때문입니다.
소식만 보면 설명되지 않습니다.
기대까지 보면 설명됩니다.
조금 이상한 거울
시장은 흔히
경제의 거울이라고 불립니다.
경기가 좋아지면 오르고
나빠지면 내린다는 뜻입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오래 들여다보면
조금 이상한 거울입니다.
오늘보다 내일을 먼저 비추려 하고,
같은 장면도 기대와 불안에 따라 다르게 흔들립니다.
돈이 넉넉히 도는 날과
마르는 날의 모습도 같지 않습니다.
거울과 경제 사이에는
여러 겹이 끼어 있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끼어 있고,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결과와 그 폭이 끼어 있습니다.
돈이 원활히 움직이는지,
거래를 위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그리고 시간이 끼어 있습니다.
시장은 경제를 비추지만
그대로 옮겨 담지는 않습니다.
가격이 태어나는
다섯 자리
기대
미래에 대한 생각이 현재의 행동을 바꿉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실적과 정책, 다가오지 않은 경기의 모습이 오늘의 가격에 먼저 들어갑니다.
가격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이 실제로 만난 자리에서 숫자가 생깁니다.
화면의 가격은 모두의 의견을 평균한 숫자라기보다, 가장 최근에 거래가 이루어진 합의에 가깝습니다.
위험
미래에는 여러 갈래가 열려 있습니다.
바라던 결과와 그렇지 않은 결과, 예상했던 범위와 그 밖의 결과가 함께 존재합니다.
시장에서 위험은 나쁜 일 하나라기보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결과의 폭을 가리킵니다.
유동성
팔 수 있다는 말과 지금 제값 가까이에서 팔 수 있다는 말은 다릅니다.
원하는 만큼, 오래 기다리지 않고, 가격을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 거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사이클
기대는 가격을 움직이고, 움직인 가격은 다시 기대에 영향을 줍니다.
고요한 날에는 위험을 잊고, 불안한 날에는 거래의 반대편이 얇아집니다.
비슷한 모양은 돌아오지만 완전히 같은 장면은 반복되지 않습니다.
다섯 개의 문턱
각 장은 시장 화면이 아니라 하나의 생활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I · 기대
장을 보기 전날이면 냉장고를 한 번 더 엽니다.
아직 오지 않은 일이 오늘의 행동을 움직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기대라고 부릅니다.
II · 가격
익숙한 물건을 집었다가 가격표 앞에서 잠시 손이 머뭅니다.
그 값을 받아들이는 사람과 다른 값을 원하는 사람이 만납니다.
우리는 그 합의의 기록을 가격이라고 부릅니다.
III · 위험
창문을 닫고, 현관문을 한 번 더 확인합니다.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갈래 가운데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가 있는지 생각합니다.
우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폭을 위험이라고 부릅니다.
IV · 유동성
오늘이 아니어도 된다면 하루를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반드시 팔아야 한다면 기다림의 조건은 달라집니다.
원하는 순간 거래할 수 있는 정도를 유동성이라고 부릅니다.
V · 사이클
같은 길을 걷고 같은 나무를 지납니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지난해와 같은 봄은 아닙니다.
반복되는 듯 달라지는 시간의 모양을 사이클이라고 부릅니다.
같은 가격 안에
여러 갈래가 들어 있습니다
소식과 기대
좋은 소식이 나왔는데 가격이 내려갑니다. 시장이 기대한 것이 실제 소식보다 더 좋았을 수 있습니다.
나쁜 소식에 가격이 오르기도 합니다. 걱정이 실제 소식보다 더 컸던 날입니다.
가격은 소식 자체만이 아니라 소식과 기대 사이의 차이에도 움직입니다.
가격과 가치
가격은 사람이 사람을 만난 자리의 기록입니다.
쓸모가 큰 것이 반드시 비싸고, 쓸모가 적은 것이 반드시 싼 것은 아닙니다.
가격은 소중함의 순위표가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무엇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와 미래를 어떤 값으로 당겨 보는지가 겹친 숫자입니다.
위험과 기대수익
위험이 크다고 수익이 저절로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감수하기 어려워하는 폭을 안은 자산이 선택받기 위해 더 높은 기대수익의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세상에 폭 없는 웃돈은 드뭅니다. 높은 수익을 말하면서 그에 따르는 폭은 없다고 한다면, 그 폭이 어디에 접혀 있는지를 묻게 됩니다.
가격과 유동성
값이 크게 움직였지만 거래는 몇 번 없었을 수 있습니다.
그 숫자는 넓은 참여가 만든 합의가 아니라 성긴 거래가 만든 얇은 합의일 수 있습니다.
값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값에서 살 사람이 없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반복과 사이클
기대가 달아오르고, 위험의 폭은 잊히며, 돈과 거래의 조건은 느슨해집니다.
어느 순간 기대가 식고, 가격이 내려가며, 팔려는 쪽에 비해 사려는 쪽이 얇아집니다.
하지만 사이클은 같은 사건의 반복이 아닙니다. 같은 계절은 돌아와도, 같은 봄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모든 장을 걷는
일곱 걸음
01
뜻
익숙한 말을 한 번 뒤집어 봅니다.
값이 오른 것은 그렇게 되리라 믿은 사람이 많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02
말밑
그 말이 어디에서 왔는지 따라갑니다.
어원에 남은 그림이 개념의 첫 모습을 보여줍니다.
03
자취
개념이 역사에서 몸을 얻은 자리를 봅니다.
1688년 암스테르담의 『혼란 속의 혼란』과 케인스의 미인대회, 파스칼과 페르마가 주고받은 편지가 본문을 지나갑니다.
04
결
하나의 변화가 다른 숫자를 어떻게 밀고 당기는지 살펴봅니다.
기대가 먼저 움직이고 실제 숫자가 뒤따르는 대목입니다.
05
역설
당연해 보이는 답이 언제 달라지는지 살펴봅니다.
좋은 소식에 가격이 내리고, 나쁜 소식에 가격이 오르는 자리에 섭니다.
06
속살
일상의 표현 아래 숨은 조금 더 정확한 뜻을 꺼냅니다.
팔 수 있다는 말과 지금 팔 수 있다는 말은 다릅니다.
07
봄
가격을 지나온 뒤 무엇이 달리 보이는지 묻습니다.
값을 보는 일에서 시간과 기대를 보는 일로 시선을 옮깁니다.
장의 끝에서
기대
소식만 보면 설명되지 않습니다.
기대까지 보면 설명됩니다.
가격
서로 다른 마음이 실제로 만나야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가격은 사람이 사람을 만난 자리의 기록입니다.
위험
하나의 숫자 뒤에서 여러 갈래가 벌어져 있습니다.
위험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결과의 폭입니다.
유동성
값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살 사람이 없는 것일 수 있습니다.
유동성은 시간이 거래를 기다려주는 정도입니다.
사이클
같은 계절은 돌아와도 같은 봄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사이클은 시장이 시간을 겪는 방식입니다.
책에서 떼어 온 세 문장
Tab · 시장
소식만 보면 설명되지 않습니다.
기대까지 보면 설명됩니다.
「기대 · 결」에서
Tab · 시장
값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살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유동성 · 결」에서
Tab · 시장
같은 계절은 돌아와도,
같은 봄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사이클 · 뜻」에서

먼저 열어 두었습니다
이런 분의 책상 곁에
두고 싶습니다
- 좋은 실적이 발표된 날 오히려 떨어지는 주가가 이해되지 않았던 분
- 시장이 경제보다 먼저 오른다는 말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궁금했던 분
- 높은 수익에는 높은 위험이 따른다는 말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싶은 분
- 유동성 장세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돈이 어디에서 와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막연한 분
- 가격이 크게 움직일 때 거래량과 매수 · 매도의 반대편도 함께 보고 싶은 분
- 시장의 정점과 바닥을 맞히기보다 움직임을 단정하지 않는 법을 익히고 싶은 분
무엇을 사야 하는지를 찾기보다, 가격이 어떤 기대와 조건 위에서 만들어졌는지 읽고 싶은 분을 위해 썼습니다.
이 책이 하지 않는 것
오를 자산이나 종목을 골라 주는 책이 아닙니다.
가격의 방향과 시장의 정점 · 바닥을 예측하거나, 특정한 투자 행동을 권하지 않습니다.
기대 · 위험 · 유동성을 하나의 공식으로 계산해 시장을 설명하는 투자 전략서도 아닙니다.
이 책은 경제와 살림의 변화가 시장에서 가격이 되는 기본적인 구조를 살펴보고, 단정하기 어려운 움직임 앞에서 무엇을 함께 보아야 하는지를 읽는 데 집중합니다.
시장 상황과 가격은 계속 달라집니다. 실제 투자 판단에는 최신 정보와 개인의 재무 조건, 상품의 위험과 비용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Table des matières
여는 글과 첫 부 전체 — 20면을 열어 두었습니다.

우산을 곁에 두고
아직 오지 않은 것을 읽는 오후
비가 온다고 해서
모든 길이 같은 모습으로 젖지는 않습니다.
같은 소식도
이미 무엇을 기대했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가격을 만듭니다.
돈이 넉넉히 흐를 때와
모두가 현금을 찾을 때의 시장도 다릅니다.
가격은 오늘의 숫자로 적히지만,
그 안에서 움직이는 것은 오늘만이 아닙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
열려 있는 결과의 폭.
거래의 반대편을 기다릴 수 있는 시간.
비슷한 모양으로 되돌아오는 시장의 리듬.
하나의 숫자 안에
오늘보다 많은 것이 들어 있습니다.
거울을 지나
오르는 날도,
내리는 날도,
이유를 알 수 없는 날도 있을 것입니다.
경제와 시장이 어긋나 보이는 것은
고장이 아니라 구조일 수 있습니다.
시장에는 기대가 끼어 있고,
위험과 유동성이 끼어 있으며,
오늘보다 긴 시간이 끼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격의 움직임을 모두 설명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단정할 수 없는 것 앞에서
단정하지 않는 법을 알게 됩니다.
거울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달라진 것은
그 앞에 선 우리의 눈입니다.
PDF · 60쪽 · 128 × 192mm
다음 권
세 권을 함께
흐름을 읽고,
살림을 읽고,
시장을 읽습니다.
첫 번째 권에서는 물가 · 금리 · 환율 · 성장 · 유가의 관계를 읽었고, 두 번째 권에서는 그 숫자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살림을 읽었습니다. 세 번째 권에서는 그 모든 것이 기대와 위험, 유동성을 지나 가격이 되는 자리를 읽습니다. 그리고 『곁』에서 세 권 사이를 다시 건넙니다.
Édition
세 권과 『곁』
- 01 · 흐름
- 02 · 살림
- 03 · 시장
- Companion · 곁
세 권을 읽는 순서대로 갖추고, 세 권 사이를 다시 건너는 네 번째 책을 함께 둡니다.
45,000원